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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티비를 치웠다 거실서재화 진행중

by lalou 2024. 11. 21.

미디어노출에 부정적인편인 나, 두돌까지는 아예 노출을 하지 않았고 그 후로 조금씩 노출해줬는데 

아이가 커갈수록 미디어를 자제하는 것이 더 힘들어지는 게 느껴졌고 나또한 내가 힘들 거나 기분에 따라 한없이 풀어지게 되는 것이 죄책감들었다. 그리하여 고심끝에 치워버렸다. 아이가 잘 적응할까 싶었지만 조금 버티면 까먹지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어릴 때 치우자는 결심이었다. 그렇게 티비를 치운지 보름정도 된 후기를 적어본다.

 

1. 아이의 적응과정

이제 어느정도 자란만큼(47개월이다) 티비가 사라진 것에 몹시 상심이 컸다. 처음엔 심심한 순간마다 티비보고싶다고 말하기도 했고, 티비를 실컷 봤던 태국으로 가겠다고 외치기도 했다. 짠했다. 그래서 티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신나게 놀아주고, 장난감도 많이 들였다. 그리고 티비가 없으니까 너무 즐겁다고 계속 얘기해줬다. 진짜 시간의 약인지, 며칠 지난 지금은 티비가 거실에 없다는 사실은 받아들인 것 같다. 대신 여행가면 보기로 약속해서 기대중이다. 부작용이라면, 밖에서 모니터에 눈을 못뗀다는 것...   

 

2. 나와 남편의 변화 

티비가 없으니 위치를 변경해 옷방에 있던 책상을 밖으로 뺼 수 있게되었다. 놀랍게도 자리하나 바꿨을 뿐인데 책상에 자주 앉게 된다. 아이 등원시키고 소파에 누워서 티비부터 키던 나도 이제는 커피랑 간식 챙겨 책상에 앉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남편도 책상에 앉아서 일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3. 거실 서재화

책은 점점 많아지는데 책장을 둘 공간이 없어서 베란다에 박스채 쌓아두었었는데 티비와 티비장하나 빠졌다고 커다란 책장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책 다 꽂아넣을 수 있게 되었다. 5단짜리와 3단짜리를 고민하다 3단으로 샀는데 잘생각한 것 같다. 3단도 생각보다 커서 5단이면 너무 답답했을 것 같고, 가구배치 잘 바꾸는지라 옮기려면 3단이 수월할 것 같다. 다만 인스타감성의 거실서재화와는 다른 거실이 탄생했지만 아주 만족스럽다. 

 

4. 가구고민

티비가 없으니 거실 가운데에 덩그러니 있는 가죽소파가 애매하다. 바로 처분하고 싶지만, 이사할 때 얼마나 힘들게 집으로 들어왔는지 알기에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다. 티비아래 있던 티비장도 일단 아이방에 놨는데, 쌩뚱맞기가 이로말할 수 없다. 이사할 때보다 티비하나 없앴는데 가구욕심이 마구 들기 시작한다. 거실이 조금 안정적으로 정리가 된다면 사진도 올려보겠다. 

 

티비를 없앤 후 지금까지로는 매우 만족한다. 티비로 아이와 실랑이할 일도 없고 보여줘놓고 죄책감들일도 없다. 다만 좀 더 일찍, 아니면 애초에 티비가 없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원하고 누워서 과자먹으며 티비보는 아이가 얼마나 그 순간 행복한지 알기에 행복을 빼앗은 기분이 들어 좀 미안할 정도로 아이가 자란 것이다. 그러니 티비 없애기를 고민한다면 최대한 빨리 치우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티비를 어떻게 처분할지 고민하느라 며칠 미루게 되었는데 결국 잘 싸서 장롱에 봉인했다. 봉인이 깨지지 말길바라며 이상 티비 없앤 후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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